바람직한 부부관계 - 중년기와 노년기의 갈등


1. 중년기 갈등


* 50세에 이르면 점점 기울어지는 직업적 지위와 육체적 능력, 불안해지는 대인관계를 걱정하면서 한편으로는 과거의 사상에 못 미치는 현재의 삶에 권태와 불만을 느낍니다. 이러한 위기를 같이 나누거나 극복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정서적인 지원자를 절실하게 찾게 됩니다. 이 정도 나이가 되면 아내도 나름대로 중년기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내가 이런 역할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아내는 남편의 내적 갈등을 감지하지 못하면, 간혹 느끼더라도 현실을 위협하는 “무책임한” 흔들림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이럴 때 남편은 인어나 요정을 꿈꾸게 됩니다. 그것은 인어나 요정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중년기 위기에서는 아내든 남편이든 서로의 정서적 필요를 좀 더 세심하게 살피고 이해하며 배려해 주어야 합니다. 서로의 정서적 동반자가 되어야 합니다.


노인 부부 이미지Pixabay로부터 입수된 Mabel Amber님의 이미지 입니다.


2. 노년기 부부관계

* 노년기의 위기

50대 이후의 이혼이 증가하고 있다는 가정법원의 통계가 각 신문에 보도된 후 곳곳에서 ‘노년 이혼’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관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대개 중년 이후인데, 남녀에 따라 서로의 반응이 다릅니다.

남자들은 대부분 노년에 이혼을 제기하는 괘씸한 마누라들에 대해 분노하고 있습니다. 한평생 가족을 위해 뼈 빠지게 일해 온 남편에게 노년에 안겨주는 선물이 이혼이라니, 그런 앙큼한 생각을 가슴에 품고, 겉으로는 웃음을 지으며 살아온 여자들이 무섭다고 하면서 몸서리치며 분노를 느낍니다.

반면, 여자들은 대체로 노년 이혼에 동정적입니다. 자녀들이 결혼할 때까지는 남편의 외도나 횡포를 참고 살았지만, 늙어서까지 참지는 않겠다는 주장을 같은 여자로서 이해하고 있습니다. 아내들은 결혼 생활에서 크고 작은 상처로 고통받는 일이 많아서 이혼을 결심한다는 것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50대 이후 이혼 사유는 배우자의 부정, 구타, 부당 대우가 주류입니다.


앞으로, 정년퇴직으로 직업을 잃은 데 이어 철석같이 믿었던 조강지처에게 이혼당하고, 재산의 상당 부분은 넘겨주어야 하는 그런 불쌍한 남자들이 늘어날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한국 남자들에게 새로이 닥쳐오는 위기가 될 것입니다. 반면에, 이혼하여 외로울지라도, 늙어서라도 마음 편히 살겠다는 여자들을 나무랄 수는 없습니다. 늙어서라도 사람답게 살아보겠다는 여자들의 결심은 처절하기까지 합니다.


이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부부는 젊었을 때 부부가 함께하는 생활을 의식적으로라도 만들어놓아야 합니다. 또한, 이에 대해 남자들은 자기중심, 일 중심으로 살아오던 생활에서 벗어나 아내의 삶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한쪽의 희생 한쪽의 불행 위에 서 있는 가정이 오래 평안할 수 없습니다.


노인의 생활 만족에서 부부관계는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배우자가 없는 노인에 비해 기혼 노인의 경우는 신체적 정신적, 건강, 경제적 지원, 생활 만족도, 사회적 지원 측면에서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대체로 노년기에는 부부의 서로에 대한 동반자 의식과 신뢰감, 의지가 증가합니다.


노년기에는 부부의 은퇴로 인하여 부부의 역할에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남편은 표현적이고 양육적인 특성을 드러내고 부인은 더 도구적이고 자기주장 적이 됩니다. 이러한 갑작스러운 변화는 수용하기에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또 은퇴 이후에 부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의 증가는 부부간 관계를 증진 시킬 수 있으나 오히려 갈등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노년기에 이혼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임을 감안하여 볼 때, 부부는 노년기의 새로운 역할과 생활을 수용하여 서로 함께 공유함을 통해 부부간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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