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찬성례전 후 남은 성물의 처리 방식: 개혁교회와 가톨릭의 신학적 차이
성찬성례전 후 남은 성물의 처리에 대한 논의는 초대교회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신학적 고민입니다. 개혁교회는 화체설을 거부하며, 성찬 후 남은 떡과 포도주는 단순한 음식으로 보되 신성함을 지키기 위해 신중히 처리합니다.
성찬성례전 후 남은 성물의 처리는?
기독교가 초창기부터 안고 있던 심각한 사안으로서 초대교회 때부터 논란이 되어온 문제입니다. 가톨릭이나 동방정교회는 지금까지 성찬 성례전에서 성물을 성찬상에 봉헌한 다음에 성령임재를 위한 기도를 드리면 바로 그 순간부터 그 성물이 주님의 살과 피가 된다는 화채설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살과 피가 된 이 성물을 나누어 준후 남은 성물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지는 일찍부터 논란을 거쳐왔습니다. 이러한 논쟁의 해결은 어떤 신학자의 해석보다는 역사적인 문헌을 통하여 그 대답을 찾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 예로 기독교 예배의 초기에 속한 세기에 예배를 가장 잘 기록했던 히폴리투스의 사도전승에 보면 남은 성물에 대한 처리에 대하여 지침을 주고 있는데 그런데 여기에서 조차 성찬 성물은 성스러운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만 할 뿐 남은 것에 대한 처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1525년 개혁 성향이 강했던 길버티 감독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새로운 안을 제시했고, 그것은 16세 트랜트 공의회에서 공인받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성당 제단 위쪽에 걸려 있는 감실의 설치입니다. 그리하여 이들은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 개혁교회가 어떻게 해야 되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여기에 대해 많은 예배 개혁교회 신학자들은 먼저 우리의 성물에 대한 신학은 화체설이 아니기에 그렇게까지 신성시하여 모시고 그 앞에 절하는 행위는 거부합니다.
그러나 함부로 버리고 나누어 먹고 하는 것은 성례전의 신성함을 절하시키는 행위라고 봅니다. 그래서 성공회의 수도원 같은 데서 만든 성찬 빵의 경우는 보관이 가능함으로 정중히 간수하였다가 필요한 대로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일반 빵이나 떡의 경우는 남은 포도즙과 함께 안수받은 교회의 직분자들이 예배 후에 목회자와 함께 앉아서 애찬을 갖는 심정으로 함께 성물을 처리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즉 성찬예식은 그 준비와 마무리를 목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존엄함이 결정되고 은혜의 척도가 달라질 수 있기에 성물의 처리도 달라질 수 있기에 성물의 처리도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여기서 첨가해 두고 싶은 것은 성물로 사용된 떡은 그 양과 맛이 인간의 식욕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소량이어야 하고 맛이 없어야 합니다. 그리고 사용될 포도주 또는 포도즙은 알코올이 없어야 합니다. 주님의 거룩한 희생을 재현하는 현장에서 인간의 식욕이 수반되지 않도록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개신교에서 성찬에서의 중요한 내용은 다름 아닌 예수 그리스도를 기념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몸을 상징하는 빵과, 피를 상징하는 포도주는 교회당이라는 공간적인 제약과 안수받은 목사님께서 성찬식을 하는 그 시간 속에서만 그 빵과 포도주는 그리스도의 몸일 수 있고 피 일수 있는 것입니다. 원래 빵은 빵이며 포도주는 포도주일 뿐입니다. 거기에 그리스도를 통한 의미부여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그것은 성물(화체설이 아님)이 될 수 있고 그냥 음식이 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교회당이라고 하는 공간, 성찬식을 행하는 그 시간 속에서만 그 땅과 포도주는 성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성찬식을 행하는 공간과 성찬식을 행하는 시간이 지났다면 그 남은 것들은 단순히 빵일 뿐이며 포도주일 뿐입니다.
그렇지 않고 가톨릭이나 동방정교회처럼 남은 음식조차도 신성시 여긴다면 그것은 화체설을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성례전을 집행하는 분의 마음가짐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그 성찬식에 임하는 사람들의 개개인의 마음 자세일 것입니다. 그 음식이 맛이 어떠하든, 알코올이 들어 있던지 없던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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