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임재 연습

이 책을 들어가지 전에 몇 가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가톨릭의 전통은 언제나 관상(가톨릭적인 입장에서 진술된 내용임을 유의한다)을 기독교인의 영적 생활의 극치로 간주해 왔다는 것이다. 그것을 우리가 말하는 묵상(meditation)과 기타의 영적 활동과 여러 형태의 기도와 조심스럽게 구별하여 왔다고 말한다.

 

가톨릭교회에서 몇몇 관상수도회는 카르투지오수도회, 카말돌리회, 시토수도회(트리프수도회는 이 수도회의 개혁된 형태이다). 갈멜수도회 그리고 클라라수녀회 등이 있다. 다른 수도회나 단체들도 있지만, 그러나 그들은 부분적으로는 관상에 헌신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실제적인 사도직에서 종사하고 있다. 관상수도회는 다른 일을 배제하고 온전히 하나님을 추구하는 것에만 전념하기 위하여 행동적인 생활의 외적인 업무를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 가톨릭교회 최초의 시기에서부터 남녀 양쪽 모두가 이러한 생활을 영위해 오고 있다.

 

그들이 그들의 고상한 목적에 집중하기 위해 채택한 가장 주된 방법은 복음적 권고의 실천이다. 청빈한 상태는 그들의 물질에 대한 관심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을 돕는다. 또한, 순결은 그들의 마음과 정서를 오직 하나님만을 위하여 남겨두게 해준다. 복종은 많은 무리의 사람들 속에서 그들의 삶을 순화시키고 사리사욕과 야심을 제거해 준다.

 

관상 생활을 전개해 나가기 위해 역시 필수적인 것이 고독과 침묵이다. 고독이란 무리 전체로부터 물러나 고립되고 조용한 곳으로 은거하거나 혹은 회원 상호 간에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고독이란 책임의 회피로서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책임을 완수하도록 도와주는 것으로서 가치를 가진다. 침묵의 목적은 한 인간이 부단히 신에게 기도하며 그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기 위한 것으로서 몇몇 수도회에서는 거의 계속적인 침묵이 수행되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담화를 피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침묵 가운데 비로소 ”은밀한 중에 보시는 아버지“(마 6:6)께 기도가 상달 되며 하나님이 오심으로써 그 영혼에게 보상이 주어질 여지가 마련된다.

 

그밖에 관상 생활에서 특징적인 것은 세속적인 것에 대한 욕망을 억제하거나 제거해 주는 고해와 합창으로 성무 일도를 암송하는 일이다. 후자의 경우에 전 공동체는 화합하여 하나님을 경배하고 예배하면서 여러 시간을 보낸다.

 

갈멜수도회는 1593년 갈멜 수도회의 개혁파로 등장한 이들은 독자적인 총장을 두었고 관상 생활을 특별히 강조하였다. 이 개혁은 1562년 아빌라의 테레라가 시작하였다. 

갈멜수도회는 원래 1154년경 베르돌드에 의해 팔레스타인 갈멜산에 설립되었다. 한때 이 수도회는 그곳에서 살았던 엘리야와 선지자 공동체로부터 직접 전해 내려왔다고 주장하였다. 이 수도회 역사의 새로운 시기는 십자군 국가가 멸망하고 갈멜수도회 수사들이 유럽으로 이주하면서 열렸다.

 

본서 ‘하나님의 임재 연습'은 총 4부로 나뉘었다. 1부는 대화이고, 2부는 편지글이고, 3부는 잠언이며, 4부는 그의 생애에 대하여 다루어 놓았다.

 

책 소개

 

1부 : 대화

 

이 글들은 로렌스의 친구 조셉(Joseph de Beaufort)이 그와 대화한 기록을 모아놓은 것이다. 로렌스는 18살 때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그분을 인정하게 된다. 하나님을 만난 이후 로렌스가 이해하는 신앙은 “하나님과의 대화를 통해 언제나 그 분의 임재를 의식하며 사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핵심은 믿음이었다. 여기서 그가 말하는 믿음이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말하며, 그러기에 그리스도인은 세상에서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려는 믿음을 갖기에 앞서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믿음을 가져야 하며, 그것이 진정 믿음의 본질이라고 여겼다. 

 

이와 같은 신앙의 기반을 가진 로렌스는 하나님께 자신의 모든 것, 아니 그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어 그분과 대화하기 원했으며 로렌스는 이것을 사랑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의 임재가 그에게 있어 그분의 사랑을 의미하며, 그 안에서 로렌스 역시 하나님을 사랑하게 되며 나아가 모든 삶은 하나님에 대한 사랑에서 나오는 것이 된다. 달리 말해 하나님의 임재 곧 사랑은 로렌스에게 있어 삶의 의미 그 자체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앞서 말한(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하나님에 대한) 사랑은 같은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조셉은 “로렌스 형제의 오매불망한 한 가지 목표는 하나님만을 생각하는 것이었다"(P.22)라고 회고하고 있다. 

 

로렌스는 그리스도 안에서 생기는 자아 상실을 두려워하지 않았는데 이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을 신뢰하고 따르는 데 유익이 되었다. 하나님께 나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기술이나 지식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을 사랑하고자 하는, 그분께만 드려진 마음”이라는 것이다. 로렌스는 삶에서 이와 같은 온전한 드림을 위해 여기에 방해되는 ‘육신적 요소’들을 제거(“포기")해야 하며 역으로 말해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인식(확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조셉은 회고하기를 “로렌스 형제가 터득한 하나님과 대화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단순히 자신의 평범한 일상사를 수행하는 것이다"(p. 28) 라고 했다.

수도원 이미지
Pixabay로부터 입수된 Peter H님의 수도원 이미지 입니다.

 

2부 : 편지

 

13개나 되는 글이 있지만, 이 부분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1부와 3부에서 그의 사상이 다 드러나며 여기 2부의 내용은 그 다양한 표현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의 구체적인 삶의 기록 속에서 피부에 와 닿는 체험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겠다.

 

로렌스는 “하나님만이 우리의 목적"(P. 42) 임을 누누이 강조한다. 그래서 그의 글은 자칫 정지된 삶, 닫힌 삶을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그는 끊임없이 성령 안에서 살 것을 권고하며 영적으로 진보할 것을 요구한다. 그는 진보하지 않는 삶은 퇴보를 의미한다고도 말했다.

 

재차 언급하건대 로렌스는 부정적(소극적) 삶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긍정적(적극적) 삶을 보여주는 듯하다. 다만 하나님파의 대화(임재)가 먼저이며, 거기서 진정한 삶이 나온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로레스는 이렇게 말했다 “단번에 그리고 영원히 그분의 전적인 소유가 되세"(p. 69) 라고 말이다.

 

3부 : 잠언

 

하나님의 임재 연습과 관련하여 그가 남긴 ‘잠언’들에 대한 글들이다. 그는 여기서 다시금 하나님의 임재가 무슨 뜻인가를 밝힌다. “하나님의 임재란 그분이 언제나 곁에 계신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하나님께만 우리 영혼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이다"(p. 85). 그는 하나님 임재 연습을 영적 생활에 있어 가장 먼저 필요하며 그에 반해 인간 본성은 이를 거부하고 있음을 주지시킨다. 그래서 그는 영적 삶을 위한 일련의 지침을 전한다.

 

1. 삶의 목표는 영원을 준비하는 가운데 하나님을 경배함에 있어 완전해지는 것이다. 2. 그리스도인의 이름은 오직 그리스도의 보혈 능력에서 나올 뿐이다. 

3. 하나님께 드리는 삶은 하나님께 기쁨이며 우리에게도 유익이다.

4. 하나님 없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다.

 

4부 : 생애

 

로렌스는 프랑스 ‘뚤’교구 헤리메닐에서 출생했으며 본명은 ‘니콜라스 헤르만’이다. 젊어서 군인으로 종군하여 독일군에게 잡혀 간첩으로 오인을 받았으나 무죄로 인정되어 석방되었다.

 

로렌스가 24세되던 1635년에 프랑스와 스웨덴 간의 전쟁에서 부상하여 집으로 돌아왔다. 그해 8월 10일부터 두 달여 동안 하나님께 헌신하고 과거의 행실을 고치려고 결심하게 되었다. 그 후 5년이 지난 1640년, 그가 29세 되던 때에 파리의 ‘선족 갈멜회’에 평수사, 즉 노동 수사로 입회해서 ‘부활의 로렌스’수사로 불리게 되었다. 그는 매우 열심히 수도 생활에 정진했다. 특히 염도와 하나님의 현존을 생각하는 수업에 정신을 다 하며, 엄한 고행을 추구했다. 처음부터 그는 수도원 내에서도 가장 비천한 역을 담당하였고 수련장의 배려로 많은 시련을 받았다.

 

그에게는 1642년 8월 14월 서원을 시작으로 10년간 그의 영혼을 정화하기 위한 내적 시련이 시작되었다. 그 기간 동안 그에게는 쓴맛과 어둠 속의 공포와 고난이 그칠 사이 없이 계속되었다. 그 안에서 그에게 용기를 주었던 것은 오직 순수한 신앙이었다. 가장 고통이 심할 때면 기도와 ‘하나님 현존수업’, 모든 덕행의 실현, 육체적 고행 등으로 밤이 새도록 성채 앞에 머물렀다.

 

로렌스는 후반 40년 동안 ‘하나님의 현존의 수업’에 자기를 바쳤다. 그의 말대로 하자면 하나님과의 친밀한 침묵의 평화중에서 지냈다고 한다. 이 점이 그의 생애의 특징이다. 이 현존수업은 하나님이 그에게 주신 특별한 은혜이지만 동시에 이 수업을 위한 그의 충실과 노력의 결과이기도 했다. 그는 실천에 익숙해지기 위해 오랜 세월 노력했다.

 

‘하나님의 임재 연습’은 그가 죽고 난 후에 그가 있던 수도원 원장(조셉 드 보포르)이 자기 방에서 발견한 로렌스의 편지들과 쪽지들을 모아 편집하고 거기에 그가 로렌스와 나누었던 대화들을 첨가해서 만든 것이다. 이 책의 특정은 하나님의 임재 속에서 살아가는 기쁨을 아름답고 간결하게 묘사해 놓은 것이다.

 

하나님의 임재 연습-책서평.hwp
다운로드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