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수용소에서 - 빅터 프랭클
2014. 1. 14. 13:58
죽음의 수용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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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하면 매일같이 면도를 하게.
유리 조각으로 면도를 해야 하는 한이 있더라도.
그것 때문에 마지막 남은 빵을 포기해야 하더라도 말일세.
그러면 더 젊어 보일 거야.
뺨을 문지르는 것도 혈색이 좋아 보이게 하는 한 가지 방법이지.
자네들이 살아남기를 바란다면 단 한 가지 방법밖에는 없어.
일할 능력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거야.
예를 들어 만약 자네들 발뒤꿈치에 물집이 생겼다고 해보자.
나치대원이 그것을 알게 되는 날이면 당장 그 사람을 따로 분류하고,
그 다음날 틀림없이 가스실로 보낼 거야.
자네들은 '회교도'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나? 불쌍하고,
비실비실 거리고, 병들고, 초라해 보이는 사람들,
그래서 고된 육체노동을 할 수 없게 된 사람들을 '회교도'라고 한다네.
조만간에, 아니 대개는 아주 빠른 시간 안에 회교도들은 가스실로 보내지지.
그러니까 늘 면도를 하고 똑바로 서서 걸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게.
그러면 더 이상 가스실을 두려워할 필요할 필요가 없어.
여기 있는 자네들, 이곳에 온 지 스물네 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거야."
-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저, 청아출판사. 2005. p.50-51
수용소라는 테두리 안에 갇히게 되면 과연 삶과 죽음... 둘 중에 어느 것이 더 강한 매력으로 다가올까?
하나의 인간 소각장에 불과하는 그곳에서 삶의 연장할 가치가 있는가?
아니면 그냥 이생의 약속을 믿으며 눈을 감는 것이 더 현실적인 삶인가?
과연 그 현장에서 소크라테스는 뭐라고 했을까? 당장 죽음의 독배를 마시라고 했을까? 아니면 나치의 잘못을 일깨우기 위해 수많은 질문을 던졌을까?
어찌 되었던 분명 죽음을 피해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자 그렇다면 죽음을 무서워 할 것이 아니라. 죽음을 벗어나려는 발버둥이 아니라 죽음을 맞을 준비하는 것은 어떨까? 그 준비 중에 면도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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