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에서의 도피 - 쉐퍼
[이성에서의 도피]를 읽고
1. 생애
쉐퍼는 1912년 1월 30일 미국 펜실베니아의 독일인 촌에서 어머니 베씨 윌리암슨과 프란시스 어거스트 쉐퍼 3세의 독자로 태어났다. 육체 일을 하는 아버지 밑에서 노동을 하면서 성장하였다. 그는 그가 다니는 초등학교가 문을 연지 20년 역사에서 가장 머리가 좋은 두 번째 우수한 학생이란 평가를 받았지만 쉐퍼의 부모는 쉐퍼가 공부하는 것을 싫어했다. 이유는 그가 대학의 상아탑에 파묻혀 이상한 길을 걷기 보다는 기술학교에서 기술을 익히는 것이 더 좋은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불신자의 가정에서 자란 쉐퍼는 한 자유주의 진영의 장로교회에 출석하게 되었고, 당시 주일학교 교사로부터 희랍 철학서를 받게 되어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그 시기가 1920년 후반으로 소년 쉐퍼는 신은 필요치 않다고 결심했고, 교회에 대한 회의에 빠졌다. 그러면서 그는 자칭 불가지론자가 되었고 어느 날 창세기로부터 시작해서 성경을 읽기로 결심하여 혼자의 힘으로 신이 존재하는지를 알아보려 했다. 6개월 후 쉐퍼는 신은 정말로 존재한다는 것과 성경은 인간을 향한 신의 말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결국 1930년 18세이던 프란시스 어거스트 쉐퍼는 예수님을 그의 구세주로 영접했다. 그날부터 50년 넘게 쉐퍼는 열정적으로 복음을 선포하며 또한 복음을 이성적으로 방어했다. 그는 가장 앞선 기독교인 선각자이며 이 시대의 기독교 변증론자의 하나로서 20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24권의 책들을 썼다. 그 책들을 통해서 쉐퍼의 기본적인 메시는 같다. 바로 하나님의 말씀은 인간이 그의 과거를 해석하고 현대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인도자라는 것이다.
쉐퍼가 1936년 Faith Theological Seminary를 졸업하였을 때 미국은 복잡한 새로운 많은 사회적, 종교적인 문제에 직면하고 있었고, 그 당시의 전도운동은 성경은 진리에 대한 믿을 만한 원천이 아니라고 충동하는 자유주의 사상들의 침해에 의해 위협을 받고 있었다. 그와 교회신학 토론회에서 만난 그의 아내 에디스는 모두 보수적인 교리의 방어에 열변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열망하고 있었다. 펜실베니아와 미조리주에 이르는 여러 교회의 목사로서 쉐퍼는 많은 주류의 기독교 종파들이 타협하는 것을 보고 비통해했으며 그러던중 1940년 후반에 크리스천 교회의 미국협의회의 대표로 유럽을 가게 되었다. 놀랍게도 그는 그곳에서의 필요를 더 느끼게 되었고 젊은이들과 일하기 위해 스위스로 가게 되었다.
쉐퍼는 1948년 로잔에서 Children for Christ ministry를 설립하였다. 쉐퍼는 딸 셋과 젊음이들을 가르치는 새로운 도전으로 유명해졌고, 그 사이에도 그는 여행과 설교를 계속하였으며 역사와 철학공부도 계속하였다. 1951년 쉐퍼는 위기에 처했다. 그는 하나님이 그를 어디로 이끄시는 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고 그로 인해 그의 확신에는 의심이 일기 시작했다. 그는 회고하길 “나는 역사적인 기독교인의 위치를 지지하는데 커다란 어려움이 있음을 느꼈습니다. 내가 기독교인이 되기로 한 이유를 다시 생각했을 때 나는 무한한 인격체이신 하나님은 존재하신다는 것과 기독교가 진리임을 알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있음을 다시 보았습니다.”
그러나 세상을 하나님의 말씀에 가장 가깝게 이르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 쉐퍼는 그가 살고 있는 스위스에서 바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1955년에 그는 공식적으로 견실한 성경 교육을 위해 그의 오두막을 학교로 열었다. 그곳엔 누구나 올 수 있고 생각을 일으키는 성경 해석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영적인 쉼과 발견의 장소는 라브리(L’Abri)라고 불리게 되었다.
2. 영성
쉐퍼에게 있어서 영성은 전인격적이며 우주적이다. 신학적으로 볼 때 쉐퍼의 영성은 성화론이다. 그는 우주적 영성 즉, 하나님이 친히 지으신 자신의 모든 피조물을 향한 영성을 강조했다. 그래서 영성의 폭이 삶의 모든 것을 포함하며 결코 부분적이지 않다(not fragmented).
1) 참된 영성
쉐퍼에게 있어 참된 영성은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가 바로 형성되어질 때에만 가능한 것이다. 즉, 칭의라는 순간적인 관계와 동시에 순간 순간의 모든 성화의 포괄적 관계가 하나님과 바로 유지되어질 때만이 참된 영성은 가능하다.
2) 오해된 영성
쉐퍼에게 있어서 진정한 영성을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오해되고 있는 영성에 대한 언급이 우선되어야 한다. 오해되어지고 있는 영성이란 신앙훈련 수준의 영성, 율법주의적 영성, 반지성주의, 탈세상주의적 영성 등이 지적되고 있다. 게다가 쉐퍼는 이원론적 영성을 경계한다. 곧 영혼은 중시 여기나, 물질적인 삶은 전혀 관계가 없는 듯한 영성에 대한 오해를 지적한다.
3) 두 가지 요소
쉐퍼에게 있어서 영성은 편이적으로 내지는 교육적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신앙 영성과 생활의 영성을 말한다. 먼저는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 교리의 영성으로 이해 할 수 있으며, 삶의 영성은 공동체의 영성으로 묘사된다. 교리의 영성은 “바른”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며, 공동체의 영성은 “아름다움”을 나타내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교회는 신앙의 영성을 강조하여 왔기에 쉐퍼에게 있어서 강조되는 공동체의 영성은 신선한 느낌을 우리에게 준다. 쉽게 말해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영성이면서, 이웃을 사랑하는 균형과 조화가 있는 영성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쉐퍼가 나누는 이 두 가지 영성은 근원적으로 또한 사랑의 영성이라는 사실이다. 사랑이 그리스도인의 표지가 된다. 사랑은 영성의 절정을 이루며, 영성의 모든 면을 포괄한다. 곧 이것이 라브리 공동체의 균형 잡힌 영성으로의 추구였다.
4) 영성의 근거 : 기도
기도의 영성은 쉐퍼에게 있어서 근원적이면서 실제적인 영성이다. 근원적이라는 말은 그가 편이상 구분하여 말하는 모든 영성에 있어서 동일하게 요구되고, 기본이 된다는 말이다. 기도가 실제적이라는 말은 단순한 의식으로서의 끝이 나서는 안되고, 삶의 능력으로 구체화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곧 성령의 9가지 열매가 기도의 열매로 맺어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5) 기본적 고려 사항들 : 능동적인 수동성
쉐퍼는 참된 영성을 바로 이해하기 위해선 잊지 않아야 할 세 가지 고려 사항들이 있음을 주지시킨다. 특히 진정한 영성을 구현하기 위한 방법에 관한 대답들을 구체화 한다. 기본 전제는 “단지 우리 자신의 힘으로 행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구체화 하면, 첫째, “영화롭게 되신 그리스도께서 그것을 우리를 통해 하시는 것이다. 여기에는 능동적인 요소가 있다 : 그리스도가 행위주체이어야 한다.”(기독교 영성관, 276) 둘째, “성령의 사역이 존재한다. … 그것은 우리 자신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섬김을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우리에게 주신 바 된 것이 성령이다.”(기독교 영성관, 277) 셋째, “참된 영성은 우리 편에서 단지 수동적이어서는 안된다. … 여기에는 능동적인 수동성이 있다.”(기독교 영성관, 278)
영성의 방법론에 있어서 쉐퍼에게는 부정의 측면으로는 “너희 자신을 죄에 대하여는 죽은 자”로 여기는 것이며, 긍정의 측면으로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을 대하여는 산 자로 여길지어다”라는 성경에 근거한 두 축이 있다. 쉐퍼에게 있어서 “바로 이것이 ‘방법’이다. 다른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기독교 영성관, 279)
쉐퍼는 온전히 우리의 영성은 크리스천의 능력으로서, 그 “능력은 믿음으로 말미암고 성령의 사역을 통한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가 부활하셔서 영화롭게 되신 그리스도의 능력이다.”고 강조하면서도, 인상적인 점은 참된 영성은 크리스천에게 있어서 단지 수동적이어서 만은 안 된다는 사실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어떻게 사는 것이 그러한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조금은 아쉬운 점이라 하겠다. 아무튼 참된 영성에 있어서 성도의 능동적 책임성을 부각시킴은 의미로운 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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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책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
우선 서구 사상과 문화에 대해 쉐퍼의 분석은 [이성의 도피]가 가장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러면서 쉐퍼는 현대의 기독교가 더욱 올바른 기독교가 되기 위해서 “이성에서 부터의 도피”가 불가피해졌다고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있다. 즉 서구의 사상은 근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러 삶의 문제에 대해서 합리적인 대답을 찾는 일에 실패하였으므로 이성으로부터 도피하기에 이르렀고 이제는 합리적인 대답을 찾는 일 자체를 포기하게 되었다는 것을 쉐퍼는 이 책을 통해 다루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쉐퍼는 서구 사상과 문화가 어떻게 해서 이성으로부터 도망하기에 이르렀는가에 대해 토마스 아퀴나스의 이원론적인 사상에서부터 출발하여 그것이 시대를 걸쳐 변화되어 현대인의 사상 가운데 자리잡기까지 변화되었고 상당한 파급을 주었다는 것에 대해 이 책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은총, 상층부: 창조주 하나님, 하늘과 하늘에 속한 것들, 보이지 않는 것과 땅 위에서의 그것들의 영향, 통일성 혹은 존재와 도덕에 의미를 주는 보편자나 절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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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하층부: 피조물, 땅과 땅에 속한 것들, 보이는 것과 인과적 우주에 보통 발생하는 것, 사람으로서의 인간이 땅에서 하는 것, 다양성 혹은 개체적 사물, 개별자 혹은 사람의 개별적 행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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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퍼에 의하면 이런 이원론의 문제점은 이것이 인간의 삶 속에 자율성의 영역을 마련해 주었다는데 있다. 아퀴나스의 이원론에 의해서 자율성의 베이스 캠프를 마련한 근대인은 그 후 자율적 인간을 만물의 중심으로 삼는 인본주의의 영토를 점차 넓혀 가기 시작했고, 그 결과 사람들은 자신이 자율적이며 사물의 중심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며 결국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세계관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근대 초기에 이와는 반대 방향의 움직임이 있었다. 그것은 참된 종교를 부흥시키려는 종교개혁이었다. 종교개혁은 성경을 통해서 모든 존재와 진리와 가치의 근원이 되시며 계시를 통해 그것을 알려 주시는 하나님께 대해 알 수 있었고, 그 하나님께서 사람을 인격으로 지으셨으며 하나님께서 정해 놓으신 규범을 따라 살아야 한다는 것과 사람이 하나님께 대해, 자신에 대해, 동료 인간에 대해, 또 자연에 대해 참된 지식을 획득할 수 있다는 사실에 화신을 얻게 되었다. 하나님의 세계에 대한 이런 참된 지식에 근거하여 종교개혁은 종교뿐 아니라, 음악, 미술, 정치, 일반 학문에 이르기까지 문화 전반에 걸쳐 건강한 영향을 미쳤다.
물론 종교개혁이 완전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서구가 계속 그 방향으로 전진하여 성경의 진리를 따라 문화를 건설해 나갔더라면 현대는 지금보다는 훨씬 인간적인 문화를 건설했을 것이다. 그러나 종교개혁은 근대 문화 흐름의 대세를 장악하지는 못했다. 종교개혁과 같은 시기에 르네상스가 진행되었다. 르네상스는 “재탄생”을 뜻하지만 르네상스 운동의 본질은 인간관의 변화였다. 그것은 인간을 모든 사물의 중심에 두는 운동이었다.
쉐퍼는 근대 이후 서구 문화의 흐름을 다소 도식적으로, 종교개혁의 전통을 따르는 흐름과 르네상스-계몽주의의 의한 흐름으로 나누어서 그 결과를 비교한다. 종교개혁은 국민들에게 참된 자유를 제공했다. 정의의 기준과 법률의 기초를 성경에 계시된 하나님의 뜻에 두었기 때문에 입헌주의로 나갔고 여기에 의거해서 종교개혁의 사람들은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는 참된 자유를 가질 수 있었다. 르네상스의 인본주의를 계승하여 프랑스 혁명의 정신적 지주를 제공한 계몽주의는 이성, 자연, 행복, 진보, 자유를 자기 이념으로 삼았다. 이 이념들은 철저하게 인본주의적인 것들이었다. 그러나 그 이념의 추구의 결과는 그들의 유토피아적 기대와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 계몽주의에서는 국민의 주권, 혹은 일반 의지가 최상의 존재였는데 일반 의지 자체가 고정된 것이 아니고 변하는 것이었으며, 그럴 뿐 아니라 소수의 권력이 얼마든지 일반 의지로 둔갑할 수 있었다. 따라서 여기서는 “무정부 아니면 압제”였다.
쉐퍼는 근대 자연과학이 발흥할 수 있었던 것이 오로지 기독교 때문이었다고 단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적어도 근대 과학의 등장은 성경이 가르치고 있는 바와 대립하지 않았으며 사실상 결정적인 점에서 과학혁명은 성경이 가르치고 있는 바에 근거했다고 주장한다. 비기독교인들도 자연 과학 연구에 활발히 참여했다. 그러나 이들은 곧 세계를 열린 체계가 아니라 닫힌 체계로 이해하게 되었다. 그 결과 인간은 하나님과 사귀는 존재, 또는 인격적인 존재가 아니라 일종의 물체로, 진화 과정상의 한 동물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르네상스-계몽주의의 인본주의의 몰락은 철학에서 확실하게 확인된다. 이성이 어떤 타자의 도움 없이 모든 진리에 대한 합리적인 이해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는 근대 철학의 이념은 데카르트가 근대 철학을 출발시킨 지 몇 백년도 흐리지 않아 곧 위태롭게 되었다. 쉐퍼에 의하면 인본주의 철학의 붕괴는 루소, 칸트, 헤겔, 키에르케고르에게서 여실하게 드러난다. 그 이후 현대 철학은 인간의 삶의 의미와 기준에 관한 합리적인 설명을 포기하고 말았으며 이제 이런 문제에 대한 답은 비이성의 영역에서 추구된다는 것이다. 그 비이성의 영역은 때로는 예술로, 때로는 한계 체험으로 심지어는 마약으로 나타난다. 중세를 벗어나 근대로 들어서면서 인류는 이성을 통해 모든 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대답을 주겠노라고 확언하며 출발하였는데 이제 그들이 도달한 결론은 이성으로부터의 탈출, 혹은 도피가 되었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이성으로부터의 도피에 도달하게 되었는가? 쉐퍼의 진단은 간단하다. 이성이 스스로 자율성을 갖기로 선택하면 이성은 이성으로서의 기능을 못하고 의미와 가치를 제공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은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이성으로부터 도피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성으로의 복귀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이성이 제 기능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쉐퍼에 의하면 이성이 자율적이기를 포기하고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성경에 계시해 놓으신 진리로 돌아가 거기에 순복 할 때 그 때에 비로서 이성을 이성으로서의 자기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쉐퍼는 자기의 이런 주장이 종교개혁 당시의 역사적인 사실에 의해서 실증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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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토의 사항
n 신앙에 있어 위쪽의 것과 아래쪽의 것과의 관계를 맺는데 우리의 위치는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n 보수 신앙과 개혁 신앙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n 참된 영성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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