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기론이란? - 메논

2014. 2. 17. 13:58


상기론(想起論) 이란?



상기론이란 인간이 무언가를 이해하고 알게 되는 것은 사고에 의한 것이 아니며, 우리 영혼에 이미 주어져 있던 것을 떠올릴(상기) 뿐이라는 설이다.


예를 들어, 어린아이들이 꽃을 보고 본능적으로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아이의 영혼이 이데아의 세계에 머물렀었고, 그때 보고 배웠던 아름다움이라는 이데아를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간이 죽음을 맞이하면 육체는 소멸하지만 영혼은 이데아의 세계에 살아남아 지상의 것들뿐만 아니라 지하의 것들까지 모두를 보고 배운다. 인간의 탄생은 영혼이 다시 육체 속으로 돌아오는 것인데, 이때 영혼은 망각(레터)의 강을 건너오지만, 이데아의 세계에 머물렀던 일을 완전히 잊는 것이 아니라 기억에 잠재되어 있다. 그리고 사물을 보는 순간 기억 속의 이데아를 떠올린다. 이것이 상기론이다.


공상 이미지Pixabay로부터 입수된 Stefan Keller님의 이미지 입니다.



이렇듯 지식이나 진리는 우리에게 전혀 없었던 것을 새로 얻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플라톤은 영혼불멸과 영혼 윤회사상에 바탕을 두고 배움은 전생에 이미 배운 것을 상기하는 것으로 이해했다. 따라서 교육 역시 새로운 지식을 피교육자에게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피교육자가 갖고 있는 것을 떠올리도록 돕는 활동이다.


상기론에 기초하여 배움을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전생의 배움'이고 다른 하나는 '이승의 배움'이다. 그런데 이승의 배움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생의 배움이 있어야 한다. 이승의 배움을 결과로, 전생의 배움을 조건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때문에 학습은 전생에 이미 배웠지만 망각한 것을 찾아가는 활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 플라톤의 상기론은 배움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회복해 가는 과정임을 말해 주기 때문에 배움을 계속해서 추구하는 사람에게 큰 힘을 준다.


- 공병호, 공병호의 고전강독 1, 해냄, 2012. p. 18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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