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꾸망캉

2013. 6. 18. 22:27


코꾸망캉!  


얼마 전 North Carolina에 사는 동생 집을 갔을 때 있었던 일을 아내로부터 듣고 너무 웃겨

때굴때굴 구른 적이 있었다. 너무 웃어 배꼽이 다 빠질 정도였다. 아내가 털어놓은 사건진상

은 다음과 같았다.


구멍이 크지 않은데 자신의 그것이 다른 사람보다 조금 물리학적으로 공기를 흡입하기 유리

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자신의 코에 컴플랙스가 있었나 보다. 그래서 그 소리를 듣자마자

"그래 민우야, 큰 엄마는 코 구멍은 크다."


그런데 조카녀석은 큰 엄마를 놀리는 데 양이 차지 않았는지 더 큰 소리로, "큰 엄마, 코꾸

멍 커!"라고 또 말하는 것이 아닌가! 아내는 조금 뿔딱지가 나기 시작했다. 언성이 조금 높

아지면서 아내는 "그래, 큰엄마, 코 구멍 크다!" 그런데 이 버르장머리없는 조카녀석이 또

"큰 엄마, 코꾸멍 커!"라고 더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이 아닌가? 아내는 정말 뿔딱지가 났다.

"그래, 큰 엄마 코 구멍은 세상에서 제일 크다!" 조카 녀석은 자꾸 큰 엄마에게 그 말을 되

풀이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 말을 하면서 무언가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내는 하도 이상해서 무엇

을 가리키나  보았다. 아! 식탁 위에 저것이 무엇인가? '고구마깡'이 있지 않는가! 어린 녀석

이 발음이 좋지 않아 고구마깡을 '코꾸망캉'으로 부르니, 아내는 자기 코를 두고 하는 말로

착각한 것이다. 결국 "큰 엄마 코꾸망캉"이라는 말은 "큰 엄마 고구마깡 줘!"라고 말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많은 경우 서로가 서로를 향한 말에서 오해를 할 때가 있다. 상대방의 의미와는 다

르게 우리는 우리의 관념에 맞추어 말을 해석할 때가 있다. 그리고 그 주관적인 해석으로

오해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말을 조심해서 해야 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나 말을 너무 주관적으로 받아들이지 말아야

겠다. 싱겁게 끝난 이 사건이지만 길이길이 강씨 집안 문중사에 기록될 한 장면 속에서 어

린 조카에게 배우는 이 교훈을 잊지 말아야겠다.


강재헌 목사(현 아리조나 코리안저널 칼럼리스트)

교회와 신앙 10월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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