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 가는 길에

2013. 11. 1. 22:01


조문을 가기 위해

분당에서 광주로 향하는 직행버스에 몸을 실었다.

 

성남버스터미널은 지하에 모든 것을 감추고 있다.

지하를 빠져 나오면서 다시금 시계를 확인하게 만들었다.

어두움에서 환한 빛은 시간을 착각하게 만들었다.


국화꽃Pixabay로부터 입수된 Thomas B.님의 이미지 입니다.


의자에 몸을 기대고 자려고 했던 사람들이

눈부신 햇살에 하나 둘 커텐을 치기 시작한다.

 

그 소리에 나 또한 커텐을 잡았다가 포기하기로 했다.

갑작스레 햇살을 만끽하고픈 생각이 들어서였다.

 

지나가는 창 넘어로 아카시아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계절도 모르고 살아 왔던 것 같다. '벌써 아카시아라니???'

 

향은 맡을 수 없었지만 이미 향은 코를 넘어 뇌에 진한 향을 전달하고 있었다.

추억...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향기인 것 같다.

 

어딘가에서는 슬픔이 가득하지만...

아카시아를 보는 지금 이 순간은 활기와 기쁨이 넘친다.

 

창으로 스쳐지나가는 아카시아처럼

삶과 죽음 또한 나를 스치고 가겠지?

 

그래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추억을 남기고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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