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관기 16장

2012. 12. 27.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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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1 판  16 01a   삼손이 가자에 갔다가 한 창녀를 만나 그 집에 들어 간 일이

  06-1 판  16 01b   있었다.

  06-1 판  16 02a   삼손이 왔다는 소문을 듣고 가자 사람들은 성을 둘러 싸고

  06-1 판  16 02b   밤새도록 성문을 지켰다. 밤새 꼼짝 않고 있다가 날이 새어

  06-1 판  16 02c   아침이 되면 죽이려는 것이었다.

  06-1 판  16 03a   삼손은 밤늦게까지 자리에 있었다. 그러다가 한밤중에야 일어나

  06-1 판  16 03b   성문을 두 문설주와 빗장째 뽑아 어깨에 메고 헤브론 맞은편 산

  06-1 판  16 03c   꼭대기에 갔다가 던져 버렸다.

  06-1 판  16 04a   이 일이 있은 후, 삼손은 소렉 골짜기에 사는 한 여자를

  06-1 판  16 04b   사랑하게 되었다. 그 여자의 이름은 들릴라라고 했다.

  06-1 판  16 05a   불레셋 추장들이 그 여자를 찾아 와서 부탁하였다. "그를 꾀어

  06-1 판  16 05b   내어 그 큰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알아 보아라. 어떻게 하면

  06-1 판  16 05c   그를 잡아 묶어서 맥을 못 쓰게 할 수 있을는지 알아 내어라.

  06-1 판  16 05d   그것만 알아 내면 그 댓가로 세겔씩을 주겠다."

  06-1 판  16 06a   그리하여 들릴라가 삼손에게 물었다. "당신의 그 엄청난 힘은

  06-1 판  16 06b   어디서 나오죠? 어떻게 하면 당신을 묶어서 맥이 빠지게 할 수

  06-1 판  16 06c   있을지 저한테만은 알려 주셔도 되지 않아요?"

  06-1 판  16 07a   삼손이 대답하였다. "마르지 않은 새 밧줄 일곱 매끼로 묶으면

  06-1 판  16 07b   나도 맥이 빠져서 여는 사람처럼 되지"

  06-1 판  16 08a   들릴라는 불레셋 추장들에게 마르지 않은 밧줄 일곱 매끼를 받아

  06-1 판  16 08b   가지고 삼손을 묶었다.

  06-1 판  16 09a   그리고는 제 방에 사람들을 숨겨 놓고 있다가 소리쳤다.

  06-1 판  16 09b   "여보세요. 불레셋 사람들이 당신을 잡으러 왔어요." 삼손은

  06-1 판  16 09c   밧줄을 불에 탄 삼오라기처럼 끊어 버렸다. 그리하여 그의 힘의

  06-1 판  16 09d   비밀은 알려지지 않았다.

  06-1 판  16 10a   그러자 들릴라가 삼손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나를 놀렸군요.

  06-1 판  16 10b   거짓말을 했어요. 무엇으로 당신을 묶으면 되는지 저한테만은

  06-1 판  16 10c   알려 주셔도 되잖아요?"

  06-1 판  16 11a   그가 대답하였다.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새 밧줄로 탄탄히

  06-1 판  16 11b   묶으면 나도 맥이 빠져 여느 사람처럼 되지."

  06-1 판  16 12a   들릴라는 새 밧줄을 가져다가 삼손을 묶고는 소리쳤다.

  06-1 판  16 12b   "여보세요. 불레셋 사람들이 당신을 잡으러 왔어요." 방에는

  06-1 판  16 12c   미리 사람을 숨겨 두고 있었다. 삼손은 자기를 묶은 밧줄을

  06-1 판  16 12d   실오라기처럼 툭툭 끊어 버렸다.

  06-1 판  16 13a   들릴라가 삼손에게 말하였다. "여전히 당신은 나를

  06-1 판  16 13b   놀리시는군요. 또 거짓말을 했어요. 무엇으로 당신을 묶으면

  06-1 판  16 13c   되는지 저한테만은 알려주셔도 되지 않아요?" 그가 대답하였다.

  06-1 판  16 13d   "내 머리 일곱 가닥 을 씨줄로 엮어 말뚝에 매어 놓으면 나도

  06-1 판  16 13e   맥이 빠져 여느 사람처럼 되지."

  06-1 판  16 14a   들릴라는 그를 잠들게 하고 그의 머리 일곱 가닥을 씨줄로 엮어

  06-1 판  16 14b   말뚝에 매고는 외쳤다. "여보세요. 불레셋 사람들이 당신을

  06-1 판  16 14c   잡으러 왔어요." 삼손이 눈을 뜨고 일어나자 말뚝이 머리채에

  06-1 판  16 14d   감긴 채 뽑혔다.

  06-1 판  16 15a   들릴라가 그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나에게 도무지 마음이

  06-1 판  16 15b   없군요. 그러면서 나를 사랑한다구요? 벌써 나를 세 번이나

  06-1 판  16 15c   놀리셨어요. 당시의 그 엄청난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06-1 판  16 15d   저한테마저 숨기시다니!"

  06-1 판  16 16a   날이면 날마다 악착같이 졸라대는 바람에 삼손은 귀찮아 죽을

  06-1 판  16 16b   지경이 되었다.

  06-1 판  16 17a   그래서 삼손은 마침내 속을 다 털어 놓고 말았다. "나는

  06-1 판  16 17b   모태로부터 하느님께 바친 나지르인이야. 그래서 내 머리에는

  06-1 판  16 17c   면도칼이 닿아 본 적이 없다. 내 머리만 깎으면, 나도 힘을 잃고

  06-1 판  16 17d   맥이 빠져 다른 사람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게 되지."

  06-1 판  16 18a   들릴라는 삼손이 자기 속을 다 털어 놓은 것을 보고 불레셋

  06-1 판  16 18b   추장들을 불렀다. "한 번만 더 와 보십시오. 삼손이 속을 다

  06-1 판  16 18c   털어 놓았습니다." 불레셋 추장들은 돈을 가지고 왔다.

  06-1 판  16 19a   들릴라는 삼손을 무릎에 뉘어 잠재우고는 사람을 불러 그의

  06-1 판  16 19b   머리 일곱 가닥을 자르게 하였다. 그러자 삼손은 맥이 빠져

  06-1 판  16 19c   힘없는 사람이 되었다.

  06-1 판  16 20a   "여보세요. 불레셋 사람들이 당신을 잡으러 왔어요." 들릴라가

  06-1 판  16 20b   이렇게 소리치는 것을 듣고 삼손은 잠에서 깨어 났다. 그는 전과

  06-1 판  16 20c   같이 털고 일어나 뛰쳐 나갈 수 있으려니 여겼다. 야훼께서 이미

  06-1 판  16 20d   자기를 떠나신 줄 알지 못했던 것이다.

  06-1 판  16 21a   불레셋 사람들은 그를 잡아 눈을 뽑은 다음 가자로 끌고 내려가

  06-1 판  16 21b   놋사슬 두 줄을 메워 옥에서 연자매를 돌리게 하였다.

  06-1 판  16 22a   그러는 동안 잘렸던 그의 머리가 점점 자랐다.

  06-1 판  16 23a   불레셋 추장들은 모여서 저희의 신 다곤에게 큰 제사를 드리고

  06-1 판  16 23b   흥이 나서 외쳤다. "우리의 신이 우리의 적수 삼손을 잡아

  06-1 판  16 23c   주셨다."

  06-1 판  16 24a   백성들도 그를 보고 소리치며 저희의 신을 찬양하였다. "우리

  06-1 판  16 24b   나라를 망쳐 주던 자, 우리를 수도 없이 죽이던 삼손을 우리의

  06-1 판  16 24c   신이 잡아 주셨다."

  06-1 판  16 25a   그들은 더욱더 신이 나서 외쳤다. "흥을 돋우게 삼손을 불러

  06-1 판  16 25b   내라." 그리고 그들은 삼손을 옥에서 끌어 내어 두 기둥 사이에

  06-1 판  16 25c   세워 놓고 놀려 주었다.

  06-1 판  16 26a   그러는 동안 삼손은 자기 손을 붙잡고 인도해 주는 젊은이에게

  06-1 판  16 26b   부탁하였다. "이 신전을 버틴 기둥을 만질 수 있게 나를 데려다

  06-1 판  16 26c   다오. 좀 기대어야겠다."

  06-1 판  16 27a   신전은 남자와 여자로 들끓고 있었다. 추장들이 다 모여 있었고

  06-1 판  16 27b   삼천 명 가량 되는 남녀가 옥상에서 놀림감이 되어 있는 삼손을

  06-1 판  16 27c   보고 있는데

  06-1 판  16 28a   삼손이 야훼께 부르짖었다. "주 야훼여, 한 번만 더 저를 기억해

  06-1 판  16 28b   주시고 힘을 주시어 제 두 눈을 뽑은 불레셋 사람들에게 단번에

  06-1 판  16 28c   복수하게 해 주십시오."

  06-1 판  16 29a   그리고 나서 삼손은 그 신전을 버틴 기둥 하나에는 왼손을 대고

  06-1 판  16 29b   다른 하나에는 오른손을 대고

  06-1 판  16 30a   부르짖었다. "불레셋 놈들과 함께 죽게 해 주십시오." 그리고

  06-1 판  16 30b   있는 힘을 다해서 밀자, 그 신전은 무너져 거기에 있던 추장들과

  06-1 판  16 30c   사람이 모두 깔려 죽었다. 삼손이 죽으면서 죽인 사람이 살아서

  06-1 판  16 30d   죽인 사람보다도 더 많았다.

  06-1 판  16 31a   그의 일가 친척이 모두 내려 와서 삼손의 시체를 거두어다가

  06-1 판  16 31b   소라와 에스다몰 사이에 있는 그의 아버지 마노아의 무덤에

  06-1 판  16 31c   장사지냈다. 그는 이십 년 동안 이스라엘의 판관으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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