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우산은 안전합니까?

몇 해 전 여름에 청년들과 함께 백두산 등정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탈북 청소년들과 함께 백두산에 올랐다는 점입니다. 장춘에서 기차를 타고 밤새도록 달려 새벽에 연길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을 만나 곧바로 버스를 타고 하루 종일 비포장도로를 달렸습니다.백두산 아래 이도백화에 도착했을 때, 날씨가 궂어 천지를 못 보게 될까봐 염려하면서 우산을 챙겼습니다. 

백두산 등정이라고 해도 지프를 타고 올라가 50미터 남짓 되는 거리를 걸어서 오르는 것이 전부였지만,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설레었습니다. 백두산에 열 번 올라도 천지를 본다는 것은 한 번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그곳의 날씨는 변화무쌍합니다. 

그날도 비가 부슬부슬 내렸습니다. 산 아래에서 지프를 기다리고 있는데, 경찰차가 급하게 올라가고 많은 사람이 부산하게 움직이더니 한참 후에 피투성이가 된 여학생이 실려 내려 왔습니다. 백두산 정상에서 우산을 들고 있다가 벼락을 맞았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챙겼던 우산을 던져 버렸습니다. 

우리는 나름대로 인생의 우산을 준비합니다. 재물이라는 우산, 권력이나 지식, 기술 혹은 인맥이라는 우산, 심지어 자식을 인생의 우산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항상 지켜 주지는 못합니다. 때로 그것은 인생을 망치는 흉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어떤 우산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당신의 우산은 정말 안전합니까?

「감자를 맛있게 먹는 방법」/ 송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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