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사과


유대인의 탈무드에 "마법의 사과"라는 이야기가 있다.

한 임금에게 외동딸이 있었는데 중병에 걸려 묘약을 쓰지 아니하면 죽게 되었다. 왕은 딸의 병을 낫게 하는 자는 사위로 삼고 후에 임금을 삼겠다고 포고령을 내렸다. 그런데 그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먼곳을 볼 수 있는 마법의 망원경과, 아무 데나 갈 수 있는 마법의 양탄자, 그리고 먹으면 무슨 병이든 낫는 마법의 사과를 가진 삼형제가 살고 있었다. 이 삼형제는 공주의 병을 낫게 해주기로 마음먹고 그곳에 와서 마법의 사과를 먹였다.

그러나 문제는 병이 나은 공주가 누구의 아내가 되느냐는 것이었다.


마법의 망원경을 가진 맏형은 내 망원경으로 이 포고문을 보지 않았다면 어찌 이곳에 왔겠느냐고 주장했고, 양탄자를 가진 둘째는 내가 마법의 양탄자를 사용치 않았으면 아무리 보았어도 어찌 올 수 있었겠느냐고 주장했다.

마법의 사과를 가진 막내는 공주의 병이 낫게 된 것은 사과를 먹었기 때문이 아니냐고 주장하면서, 각기 자기가 공주를 아내로 맞이하겠다고 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그 해답은 사과를 가지고 온 막내가 공주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망원경을 가진 형은 그래도 마법의 망원경을 가지고 있고, 마법의 양탄자를 가지고 있으나, 셋째만은 사과를 주어 먹게 했으니 가진 것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의 초점은 무슨 일이든 그 일에 있어서 모든 것을 거기에 거는 자가 가장 귀하다는 것이다.


눈 밭의 사과 이미지


신앙생활은 무엇인가? 그것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거기에 투자하고 거기에 거는 생활이다. 여전히 내 손에 내 소유가 잔재하고 있다면 어찌 모든 것을 걸고 던져버린 빈손을 가진 자를 당할 수 있겠는가?


키에르케골은 아브라함이 모리아산에서 이삭을 제물로 하나님께 드린 사건을 들어서 아브라함을 순종과 단념과 결단의 신앙인으로 분석하였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명령을 받고 아들을 바치려고 모리아산으로 간 것은 순종이며, 그가 산에서 아들을 죽이기 위해 결박한 것은 단념이며 칼로 아들을 잡으려 한 것은 결단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 최후의 순간에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제지시키시며 "내가 이제야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알았노라"고 하셨다. 그리고 하나밖에 없는 독자를 아끼지 아니하였으니 내가 네게 큰 복을 주고 네씨로 크게 성하게 하여주겠으며 또한 네씨로 말미암아 천하만민이 복을 얻으리라고 아들을 주실 것을 약속하셨다. 


이와 대조적인 이야기는 신약성서에 있다.


우리는 어느날 예수님을 찾아와 영생을 얻게 해 달라던 부자청년 이야기를 잘 알고 있다. 예수님은 그 청년에게 계명을 지킬 것을 제시하셨고 청년은 그 모든 계명은 지켰으니 아직도 무엇이 부족하냐고 당돌하게 말했다. 예수님은 한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면서 "네가 온전하고자 할진대 가서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네게 보화가 있으리라"고 하셨다. 즉 모든 것을 거기에 걸라 그때에 네가 추구하는 가장 귀한 것을 얻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슬픈 것은 그 청년은 재물이 많으므로 이 말씀을 듣고 근심하며 돌아갔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천국 비유중에서 진주장사의 예를 드셨다.

"또 천국은 마치 좋은 진주를 구하는 장사와 같으니 극히 값진 진주하나를 만나매 가서 자기 소유를 다 팔아 그 진주를 샀으니라"(마 13:45~46)


요즘 신자들의 특성이 있다면 결코 포기하지 않으려는 점이다. 무엇이든지 손에 들고 소유하기를 즐긴다. 신앙의 갈등은 여기서 생긴다. 자기자신을 부인하기를 꺼린다. 세상을 등지기를 원치 않는다. 자신도 인정하고 세속적 향략도 다 누려보고 싶다. 이 두가지를 다 소유하고자 한다. 그 어느것도 포기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 사이 신령한 생활은 망가지고 손에 들었던 것은 그 두가지 다 상실해가고 있는 것이다.


자기 부인이 없이는 긍정도 있을 수 없다. 신앙생활이란 거기 모든 것을 거는 생활이다. 망원경과 양탄자를 손에 들고 있는한 공주를 아내로 맞이할 자격이 박탈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또한 모든 것을 단 한 개의 사과, 거기에 걸고 있는 막내의 빈손에 공주와 왕위가 기다리고 있음도 아울러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책을 읽다 > 예화&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아닌 그리스도께  (0) 2019.11.21
나를 사랑하는 이가 있기에  (0) 2019.11.13
가슴에 상처를 치료하는 법  (0) 2019.11.07
가난한 자들의 사랑 - 테라사 수녀 이야기  (0) 2019.11.06
고독  (0) 2018.09.21
유대인의 통과의례  (0) 2017.01.12
천사의 옷  (0) 2014.05.30
자꾸만 시험에 넘어진다면  (0) 2014.05.2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