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가 보는 초원은 항상 평화롭다  


굶주린 하이에나가 사자가 자는 틈을 타서 사자새끼 한 마리를 잡아 먹어 버렸다. 순식간에 달아나 버린 하이에나를 보면서 잠에서 깬 사자는 울부짖었다. 포효하는 사자의 울음소리는 초원의 모든 동물들로 하여금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사자는 초원에 있는 모든 하이에나를 전멸시키려고 마음을 먹고 초원의 모든 동물들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하이에나를 전멸시키는데 모든 동물이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초식동물, 육식동물 할 것 없이 모든 동물들은 하이에나가 저지른 일에 대해 분노를 금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사자가 그런 일을 당했다면 누구라도 그런 일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모든 동물들은 앞으로의 일을 더욱 걱정했다. 사자와 하이에나의 전쟁 때문에 초원의 평화가 깨트려지는 것을 염려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분노한 사자의 심기를 건드릴 수 없었다. 그래서 모든 동물들은 사자를 편들기로 했다. 평소에 사자와 별로 사이가 좋지 않던 육식동물들도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때 나이 많은 코끼리가 사자를 찾아갔다.


그리고 하이에나가 저지른 일에 대해 마땅히 응징을 해야 하겠지만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불러올 뿐이며 초원에 평화를 건설하는 방법은 폭력이 아니라 폭력의 유혹을 피하는 것이라고 신중히 조언했다. 그러자 사자는 코끼리에게 화를 내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비폭력은 초식동물이나 할 일이다. 이런 일을 당하고도 가만히 있으라는 것은 비굴과 굴욕을 삼키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나는 더 이상 사자가 아니다. 그리고 초원의 왕도 아니다."


코끼리는 다시 사자에게 말했다.

"진정한 용기는 힘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고 힘을 절제할 줄 아는 것입니다. 그러면 초원의 동물들은 왕을 더욱 존경하고 더욱 두려워할 것입니다."


사자는 코끼리의 말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자칫 치미는 분노 때문에 분별력을 잃을 뻔했지만 가까스로 마음의 평정을 찾고 공정성을 갖고 일을 처리할 수 있었다. 사자의 공격성에 놀라 달아났던 하이에나는 사자의 태도가 변하자 한편으로 당황하면서 한편으로는 사자를 비웃었다.


그리고 사자는 용맹스런 동물이 아니고 비굴하고 겁이 많은 동물이라고 소문을 냈다. 그리고 자기는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큰소리쳤다. 그러자 나이 많은 코끼리가 이번에는 하이에나를 찾아갔다. 그리고 큰 발로 하이에나를 밟고 이렇게 말했다.


"잘 들어 두어라 진정한 용기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남의 생명을 존중하는 것이다. 비굴이라는 것은 참된 용기를 왜곡시키는 자들의 것이다."


그리고 초원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평화는 분노와 폭력의 유혹으로부터 자기를 승화시키는 자들의 용기에 의해 지켜진다.


김진국(춘천전원교회) / 신앙계 10월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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