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방 없어요?

2013. 12. 3. 21:41

 빈 방 없어요?(크리스마스)  


지난 성탄절에는 "빈 방 없어요!"라는 베들레헴 여관주인의 익숙한 말 덕분에 가족과 더욱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 두살배기 아들과 함께 바닥에 앉아 있었는데, 아이는 퍼즐을 맞추고 나는 글을 쓰느라 부산을 떨었습니다. 이내 아이는 내 무릎을 타고 올랐습니다. 나는 메모장을 꼭 쥐고서 아이를 슬쩍 밀어냈습니다. 아이는 다시 올라왔고, 나는 부드럽게 밀어냈습니다. 아이가 세 번째 접근하면서 이런 노래를 불렀습니다. "여관주인, 빈방 없어요?, 빈방 없어요?" 나는 허겁지겁 메모장을 무릎에서 치우고 아이를 안았습니다.



나중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스도께도 그렇게 대하는 게 아닐까?' 그분은 늘 마음의 문을 두드리면서 내 삶 속에 어떤 공간을 요구하십니다. 그러면 나는 밥이나 빨래, 독서와 글짓기 등에 정신이 팔려서 "빈방이 없어요!" 라고 응답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들을 위해서 무릎의 책을 치우고 공간을 마련한 것처럼 마음속에 그리스도를 위한 자리를 만들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내 삶에서 치워버릴 생각입니다.


다락방 12월24일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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