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관기 1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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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 판 15 01a 이런 일이 있은 지 얼마 후의 일이었다. 삼손은 밀 추수할 때가
06-1 판 15 01b 되어 염소 새끼 한 마리를 가지고 아내를 찾아 가서 마누라 방에
06-1 판 15 01c 들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장인이 앞을 막으며
06-1 판 15 02a 말하였다. "나는 자네가 그 애를 몹시 미워할 줄 알았네. 그래서
06-1 판 15 02b 자네 아내를 들러리섰던 사람에게 주어 버렸지. 그러나 자네
06-1 판 15 02c 처제가 더 좋으니, 그 애를 언니 대신 받아 주지 않겠나?"
06-1 판 15 03a "이번만은 너희 불레셋 사람들도 나에게 골탕을 먹는다고 해서
06-1 판 15 03b 나를 탓하지는 못할 것이다." 삼손은 거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06-1 판 15 03c 이렇게 말하며
06-1 판 15 04a 나가서 여우 삼백 마리를 잡아 꼬리를 서로 비끄러매고는 두
06-1 판 15 04b 꼬리를 맨 사이에 준비해 두었던 홰를 하나씩 매달아 놓고
06-1 판 15 05a 그 홰에 불을 붙인 다음 여우들을 불레셋 사람 곡식밭으로
06-1 판 15 05b 내몰았다. 이렇게 하여 그는 곡식 가리뿐 아니라 베지 않은
06-1 판 15 05c 곡식과 포도덩굴과 올리브나무까지 태워 버렸다.
06-1 판 15 06a 불레셋 사람들은 누가 그 짓을 했는지 수소문을 하였다. 마침내
06-1 판 15 06b 딤나 사람이 삼손에게 딸을 시집보냈다가 빼앗아서 들러리섰던
06-1 판 15 06c 사람에게 주어 버렸기 때문에 일어난 일인 줄 알게 되었다.
06-1 판 15 06d 그리하여 불레셋 사람들은 그 여인이 사는 데로 올라 가서 그
06-1 판 15 06e 일족을 모두 태워 죽였다.
06-1 판 15 07a 그러자 삼손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가 이 따위 짓을
06-1 판 15 07b 했는데, 내가 가만 둘 줄 아느냐? 너희에게 원수를 갚는지 안
06-1 판 15 07c 갚는지 어디 두고 보아라."
06-1 판 15 08a 삼손은 불레셋 사람들에게 덮쳐 들어 가 마구 잡아 죽이고는
06-1 판 15 08b 에탐이라는 곳에 있는 동굴로 내려 가서 쉬고 있었다.
06-1 판 15 09a 불레셋 사람들은 유다 지방으로 쳐올라 와 진을 치고 레히를
06-1 판 15 09b 쳐들어 가 마구 짓밟았다.
06-1 판 15 10a 유다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이렇게 공격하는 거냐고 묻자,
06-1 판 15 10b 그들은 삼손을 잡으러 왔다고 하면서 삼손이 우리에게 한 대로
06-1 판 15 10c 우리도 삼손에게 해 주고야 말겠다고 하였다.
06-1 판 15 11a 이 말을 듣고 유다 사람 삼천 명이 에탐에 있는 동굴로 내려 가
06-1 판 15 11b 삼손에게 말하였다. "자네는 우리가 불레셋 사람들의 지배를
06-1 판 15 11c 받고 있는 줄 모르지 않겠지? 이런 일을 하면 우리가 어떻게
06-1 판 15 11d 될는지 그쯤은 알 텐데, 어찌하여 이런 일을 했는가?" 그가
06-1 판 15 11e 대답하였다. "나는 그들이 나에게 한 대로 해 주었을 뿐이오."
06-1 판 15 12a 그러자 그들이 말하였다. "우리는 자네를 묶어다가 불레셋
06-1 판 15 12b 사람들에게 넘겨 주어야겠기에 이렇게 내려 온 걸세." 그가
06-1 판 15 12c 그들에게 말하였다. "그렇다면 당신들이 나를 죽이지는 않겠다고
06-1 판 15 12d 맹세해 주시오."
06-1 판 15 13a 그들이 대답하였다. "그러지. 우리는 자네를 죽일 생각은 추호도
06-1 판 15 13b 없어. 자네를 묶어서 넘겨 주기만 하면 되는 거야." 그리고는
06-1 판 15 13c 새로 꼰 밧줄 둘로 삼손을 묶고 그 동굴에서 데리고 나왔다.
06-1 판 15 14a 삼손이 레히에 이르자 불레셋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달려
06-1 판 15 14b 오는데 야훼의 영이 그를 덮쳤다. 그러자 그의 팔을 동여맸던
06-1 판 15 14c 밧줄은 불에 탄 삼오라기처럼 툭툭 끊어져 나갔다.
06-1 판 15 15a 마침 거기에 죽은 지 얼마 안 되는 당나귀의 턱뼈가 하나
06-1 판 15 15b 있었다. 삼손은 그것을 집어 들고 휘둘러서 천 명이나 죽이고는
06-1 판 15 16a 외쳤다. "당나귀 턱뼈로 이자들을 모조리 묵사발을 만들었네.
06-1 판 15 16b 나는 당나귀 턱뼈로 천 명이나 쳐죽였네."
06-1 판 15 17a 이렇게 외치고 나서 삼손은 그 턱뼈를 내던졌다. 그 곳을
06-1 판 15 17b 라맛레히라 부르게 된 데는 이런 사연이 있다.
06-1 판 15 18a 삼손은 몹시 목이 탔다. 그래서 야훼께 부르짖었다. "당신은 이
06-1 판 15 18b 소인의 손으로 큰 승리를 거두셨습니다. 그런데 이제 저는 목이
06-1 판 15 18c 타 죽게 되었습니다. 저 할례받지 못한 오랑캐들의 손에
06-1 판 15 18d 넘어가고 말겠습니다."
06-1 판 15 19a 하느님께서는 그 곳 레히의 우묵하게 꺼진 데서 물이 터져
06-1 판 15 19b 나오게 하셨다. 삼손은 그 물을 마시고 기운을 차렸다. 그 샘이
06-1 판 15 19c 오늘까지도 레히에 있는데, 그 샘을 엔학코레라고 부르게 된
06-1 판 15 19d 데는 이런 사연이 있다.
06-1 판 15 20a 삼손은 불레셋 시대에 이십 년 동안 이스라엘의 판관으로
06-1 판 15 20b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