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를 빌어야 할 때

2013. 12. 13. 02:00


 용서를 빌어야 할 때  


쉴라는 수줍음이 많고 약간 어눌한 소녀였다. 중학교 때, 많은 아이들은 그 애를 놀렸고 심한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부끄럽지만, 그 농담 중에서도 가장 심한 말을 했던 사람이 바로 나였다.


어느 날 체육관에서 쉴라가 사물함으로 허둥지둥 가는 것을 예쁘게 생긴 여자 아이들이 지켜보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난 큰소리로 말했다. "재는 너무 못생겨서 토할 것만 같아!" 그러고 나서 나는 정말로 그런 시늉을 했다. 그날 밤 침대에 누워 있는데 갑자기 양심의 가책이 느껴졌다. 쉴라가 괴로워하던 표정이 선명하게 떠올랐고, 그 애의 비참한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나도 상당히 힘들게 살아가고 있었다. 불안정한 가정에서 자란 나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쉴라를 놀리면 나 자신이 그렇게 불행하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그러나 그건 틀린 생각이었다.


쉴라는 멀리 이사를 가 버렸고 난 그 애가 더 행복하게 살기를 바랐다. 난 젊었을 때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다. 그러나 여러 해가 지나고 아이 엄마가 된 후에도 그 괴로운 기억은 여전히 나를 떠나지 않았다. 나는 교회에서 열리는 한 세미나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거기서 지난날 마음의 짐을 어떻게 벗어 버리는가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우리는 용서해야 할 사람들과 용서받을 사람들의 명단을 만들었다. 이름 하나가 강하고도 분명하게 마음속에 떠올랐다. 친척도 친한 친구도 아닌, 내가 한때 잔인하게 괴롭혔던 소녀의 이름이었다. 나는 몇 시간 동안 전화기에 매달려 내가 다닌 학교와 반 아이들에게 수소문했지만 쉴라가 지금 어디에 사는지, 어떻게 하면 만날 수 있는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


기도가 필요한 때였다. '주님, 저는 쉴라와 있었던 일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제발 저를 도와주세요'


그렇게 한참 쉴라를 찾고 있던 중에 우리 아이를 돌보아 주던 사람이 수술을 받게 되었다. 대신 아주 괜찮은 사람이라고 추천을 받은 사람이 새로 오게 되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바로 쉴라였던 것이다. 세상에 이럴 수가. 쉴라는 이제 수줍어하지도 어눌하지도 않았고 우아하고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


쉴라에게 내가 어렸을 때 어떤 아이었는지를 설명했다. "난 찬 불행했었어. 제발 난 용서해 줘" 쉴라는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데비, 난 널 벌써 용서했는걸. 몇 년 전 목사님 한 분을 알게 되었는데 그분이 어린 시절의 고통으로부터 나를 벗어나게 도와주셨어."


놀랍게도 기도를 하면 가야 할 방향을 깨닫게 된다. 심지어 괴로운 과거로부터 벗어나는 방법까지도 말이다.


가이드포스트 2002년 3월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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