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의도로 수면장애를 극복하기


죽음의 수용소에서
국내도서
저자 : 이시형,빅터 프랭클(VIKTOR E. FRANKL)
출판 : 청아출판사 2005.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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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의도는 수면장애의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불면에 대한 지나친 걱정1)은 결국 어떻게든 잠을 자야겠다는 과도한 의욕을 갖게 하는데, 이것이 그 반대로 잠을 잘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특별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나는 환자에게 잠을 자려고 애쓰지 말고 반대로 잠을 자지 않으려고 해보라고 권했다. 다시 말해서 어떻게든 잠을 자야겠다는 지나친 집착은 잠을 자지 못할 것이라는 예기불안에서 생긴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잠을 자지 않겠다는 역설의도로 바꾸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 즉시 잠이 오게 되어 있다.


천사 조각상케루빔


역설의도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하지만 특히 예기불안 때문에 생기는 강박충동 상태와 공포증을 치료할 때에는 이 기법이 매우 유용하다. 물론 이것은 단기적인 치료법이다. 하지만 단기적인 치료법이라고 해서 그 효과가 단기적일 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된다. 고(故) A. 구트하님 박사는 ‘치료 기간이 길수록 그 효과도 오래 지속된다’2)고 말했는데, 이것이야말로 프로이트 정통 심리학이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오류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내 차트에는 20년 전에 역설의도기법으로 치료받은 환자도 있다. 이것은 말할 것도 없이 그 치료효과가 영구적이라는 것을 입증해 주는 것이다.

가장 놀라운 사실 중의 하나는 역설의도는 발병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모든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에디트 바이스코프 요엘슨의 다음과 같은 말이 옳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전통적인 정신치료에서는 그 병이 생기게 된 원인을 알아내 그것에 근거해서 치료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아주 어린시절에 어떤 원인이 병을 일으킬 수 있고, 성인이 된 후 전혀 다른 원이이 이 병을 치유해 줄 수 있다.”

- [죽음의 수용소에서] 중



1) 불면에 대한 지나친 걱정은 대개의 경우, 생물체는 자신에게 꼭 필요한 최소한의 수면을 알아서 취한다는 사실을 환자가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2) American Journal of Psychotherapy, 10(1956),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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